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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광장 ‘길거리 붓글쓰기’를 시작하며 [이상필]2016-12-06 20: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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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길거리 붓글쓰기’를 시작하며

“(박정희에게 20년을 갇혀 살았는데) 이제 그 딸에게 또 감옥 밖 옥살이 5년을 더하게 생겼네” 2013년 초 한 모임에서 신샘이 하신 말이다. 또 “감옥은 더 무거운 죄를 짓고 버젓이 활보하며 사는 감옥 밖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곳이다”
우리는 4년여 시간은 옥 밖 감옥살이가 얼마나 참혹한지를 보아왔다. 박정희 못지않게 끔찍하다. 내란음모죄를 씌워 통진당 해체, 이정희 대표에 치졸하고 악독한 보복, 대선과정의 앙갚음이다. 평화적인 집회에 차벽을 쌓아 막고, 살상 수압의 물대포로 머리에 직사격하여 회생 불가한 뇌사상태의 치명상을 입혀놓고는 총선 정치일정에 맞춘, 단지 생명연장 목적의 의료행위를 하다 사망한 노인에 ‘병사’ 진단을 만들어 내는 마술, 평화집회 방해와 불법 과격진압의 책임을 한상균 민노총위원장에 씌워 구속시키는 등 간악한 정치에 망설임은 없었다.       

10여 년간 개성공단사업에서 북한보다 열 배나 이익이 있던 사실도 감추고 “이적사업”이라는 딱지를 붙여 전격 폐쇄해 수백 개의 관련업체와 수천 명을 강제 실직의 고통에 빠뜨리는 등 남북경협 통일, 경제정책은 뒷걸음 쳤다. 대북협상의 최후 최고의 연결 장치며 빅카드를 과감히 내다버렸다. 국방안보는 사드로 더 위험해 졌다. 대기업 상속지배권확보를 위한 기업합병에 삼성 이재용 개인에게 어마어마한 특혜를 주면서 국민의 노후를 위한 국민연금기금에는 막대한 손해를 끼친 짓도 해왔다.

박근혜 아버지 우상화의 추모지 조성, 건물과 조형물 건립에 수천억의 세금을 쏟아 붓고, 독신임에도 침실에 고가의 침대를 세 개나 구매해 사용하고 있었다니 혈세낭비의 단면이다. 최근 드러난 엉망의 국정농단만이 아니다. 이런 것들이 정책, 국정이란 단어를 사용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잡쓰레기 수준의 소위 주술呪術국정을 해왔음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찾는 특조위 활동에 노골적 방해, 철저한 은폐는 악정惡政 그 자체다. 세월호 침몰로 250명의 어린생명을 포함한 304명이 참혹히 죽어가는 그 시간에 국정 최고 책임자는 평일 업무시간 내내 얼굴 미용 시술로 수면주사를 맞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종시간 7시간도 틀렸다. 공무원 출근시간이 언제부터 10시인가? 국정 최고책임자라면 최소 6시에는 일어나 일간지 최소 네 다섯 개 사설과 칼럼 정도는 보고 8시부터는 집무실에서 참모와 장관 등과 그날 중요업무회의로 일과를 시작해야 한다. 편의점 알바도 5시면 일어나야 하고 3만여 개 전국 편의점의 심야 알바 청소년 수만 명이 오늘도 날밤을 샌다. 최소 공무원 출근시간으로 산출해도 세월호 참사 당일 실종시간은 최소 8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 당일 국가 최고 책임자가 그날 평일임에도 업무가 없다고 한다. 그 말은 대통령이 필요 없었다는 말로 들렸다. 최근 실제로 청와대 밖의 최순실이 대통령 역할을 한 것이 드러나고 있다. 비서실장이라는 자는 업무시간 내내 대통령 면담을 못했고 어디에 있었는지 모른다는 한심한 답변을 했다.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어디에 있는지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단다. 청와대 안에 있으면 어디에 있건 업무를 보고 있는 것이라는 괴변에도 당당했다. 이렇게 청와대, 새누리당 등도 실종시간을 쉬쉬하고 감추고 덮는데 총동원 되었다. 모 언론사도 취재정보를 통해 최소 2014년 9월 모 신문사 최고 경영진에게 보고했다고 알려졌다. 두 해를 넘기도록 언론도 후속보도를 못 내는지 안 내는지 침묵하고 있었다. 다 비호세력들이다. 적극 호위세력들이다. 

이렇게 국정 최고책임자의 실종 시간을 특조위 조사대상에서 제외시켜 접근을 철저히 막았다. 만약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낮 업무시간 온종일 미용 시술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면, 그날 바로 대통령 자격을 상실했다. 당장 국민들로부터 해고되어야 했다.     

이런 것들을 감시하고 세상에 제대로 알려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존재의 공영언론들도 무능에 직무를 방기했다. 사장하나만 바꿔 놓으면 말단 보직까지 일사천리 수족들로 바꿔 인사권을 장악해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쥐고 흔든다. 대들면 일할 수 없는 곳으로 날려 보내 입을 틀어막는다. 두 공영방송 KBS, MBC는 이명박이후 쥐 죽은 방송사로 전락했다. 

이제는 하다하다 대한민국역사까지도 자신 얼굴을 고치듯 손보고 있다. 곳곳에 부역자들이 득실대니 가능한 일이다. 이승만과 박정희를 자랑스런 인물의 역사로 만들어야 놔야 자신들의 명예와 존경을 보장받을 수 있고 기득권을 지켜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하나같이 반대를 하는데, 창조경제니 노동개혁이란 이름으로 ‘성과연봉제’를 강제로 시행하고 있다. 재벌과 손잡고 벌인 노동자 노예화의 음험한 술책이다. 사실 성과연봉제 적용 최우선 대상이 청와대였다. 조폭집단보다 못한 짓들로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다. 전체가 해체되어야 할 조직이고 워크아웃 대상이다. 중요한 정보를 밖으로 유출시켰고 인사 등 주요 업무를 최순실에 맡겼다니, 대통령업무를 남몰래 외주화 시킨 것이다. 이런 그 사실이 다 드러나 최순실은 구속되었는데 박근혜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겠단다. 위법 탈법 혐의가 수두룩한데 자신은 법의 보호를 받겠다고 버틴다. 청와대에 숨어서 임기를 다 채울 꼼수궁리만 하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의 머슴이 되겠노라고 땅바닥에 엎드려 절을 해대던 자들이 이제는 상전노릇을 하고 있는 꼴이다. “당장 내려오라”는 96%의 주인의 명령에도 꼼짝 않는다. 철면피가 따로 없다.

2013.2.25. 대통령 취임 선서문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 합니다“, 하나같이 반대로 수행했다. 자격도 능력도 없는데 양심까지 찾아볼 수 없다. 

분노한 민중이 촛불 들었다. 11월 5일 해방구가 된 세종대로를 걸으며 “붓글씨는 시장바닥에서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신영복 선생님을 떠올렸다. 민중 곁에서 글씨를 쓰라는 말이다. ‘시장바닥’이 ‘길거리’, ‘광장’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라 생각했다. 아직 부족하지만 서실 밖 글씨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맘도 앞섰다. 지인에 연락했고 뜻밖에 더숲 황철우이사님에게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마침 문화텐트촌 운영을 해고비정규직 활동가와 함께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11월9일에 ‘길거리 붓글 쓰기’를 시작으로 11월 12일부터 더숲 서여회 선후배 10여명이 함께 붓을 들고 남산 더불어숲1,2,3기 공부방에서 만난 분, 성공회대학교 노동대학 느티나무들도 함께했다. 광장을 찾은 이들과 대화와 동감의 자리가 되었다. 11월 12일은 글씨를 받으려고 길게 줄서있던 사람들조차 촛불에 밀려났고 당연히 테이블을 접어야 할 만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세종로에서 종로, 청계로, 을지로, 시청앞 다시 세종로 행진을 마치고 종각 뒷골목에 모인 늦은 밤 식사자리에서 한 노동조합 위원장이 “언니, 난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 집회에 처음 나온 신입사원의 말을 전하며 “얼마나 큰 감동이 있었으면 그랬겠냐” 촛불 든 모든 이들이 아마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나는 아직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면 잠시 목이 잠긴다. 이번 주 토요일은 그 광장신입에 이쁜 글 한 점을 꼭 전해 주고 싶다. 광장을 찾은 이런 분들에 신선생님 글씨로 한 점씩 건네고 싶다. 

몇 차례 어려운 한문을 써달라는 요청엔 “아직 쓸 실력이 부족하다” 대신 처음처럼 한글 중에서 선택해 달라는 양해를 구해야 했다. 가훈을 써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가훈을 쓸 능력이 아직 안 된다”고 솔직히 밑천을 보여드린 대신 “제가 보기엔 이 광장에 나오신 자체가 훌륭한 가훈인 것 같다”며 눈빛을 나눴다. 
젊은 연인, 성공회대 신부님. 시민단체와 교회관련 현판글씨강요에 거절하지 못했다. 수원에서 오셨다는 분은 글씨를 받아 갔다가 다시 돌아와 귤 한 상자를 놓고 갔다. 수요일 글쓰기에서는 문화텐트촌 활동가와 세월호 천막 봉사자들에도 몇 점을 나눴다. 본의 아니게 신문에 이름이 소개가 되어 난감했다. 방송사 로고도 떼어낸 카메라를 들고 온 KBS방송 기자에 ‘검찰,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글씨를 써주었다. 그 앞에 ‘언론’을 넣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대신 기자에 전했다. “검찰글자 앞에 언론도 들어가야 할 단어다”

수요일 글쓰기에는 대전 김성장샘도 신촌 한겨레문화센터 캘리 강의를 마치고 광장에 같이 나가 훌륭한 캘리 글씨로 감동을 더했다. 더불어숲3기 공부방에서 만난 임례흔샘도 멋진 캘리로 참여하고 있다. 11월26일부터는 모 방송사 타이틀 디자이너이자 서여회 수묵화 선생인 지산 이석인샘도 매주 동행하기로 했다. 지산샘의 캘리 글씨에 탄성의 환호가 있었다. 이번 주도 더숲서여회 선후배들이 붓을 들고 광장으로 향할 것이다. 광장에 촛불 한 개를 더 밝히려는 이 땅의 주인을 만날 것이다. 해고 비정규직활동가들의 지원과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더숲 황이사님이 비바람을 피할 천막과 핫팩을 준비해 두었단다. 모두 고맙다.

우리가 위임한 국정을 다시 회수하여 ‘직접정치’를 하겠다는 ’촛불혁명‘의 역사적 현장인 민주광장, 촛불광장의 뜨거운 함성과 열망이 횃불 형상의 붓끝을 통해 먹물을 타고 흰 화선지에 또렷이 기억되었으면 한다. 민주광장에서 밤을 지새운 그날의 함성 같은 우리의 붓글씨 한 점이 어느 집 작은 방 한 켠에 자리하고, 우리 삶 속에서 어눌한 붓글씨 한 점이 그 날 광장의 모습을 담고 그렇게 남았으면 한다. 

이상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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