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보기
제목[알림] '더불어숲 교육'으로 서울학생의 미래역량을 키우겠습니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신년 기자회견문2017-01-10 23:57:58
작성자
첨부파일조희연 서울교육감 2017 신년기자회견문.hwp (42.5KB)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2017년 신년 기자회견문

 

더불어숲 교육으로

서울학생의 미래역량을 키우겠습니다.

- 촛불 시민혁명 이후새로운 교육혁신을 위하여 -

 

 

사랑하고 존경하는 서울교육가족 여러분, 그리고 서울시민 여러분!

희망찬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7년에는 혼돈과 불신의 어두운 한국사회를 일깨워 변화와 혁신으로 나아가는 서울미래교육의 새로운 희망을 여는 한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탄핵 이후 새로운 시대정신을 이어받는 교육혁신으로산업화-민주화 이후시대의 새로운 개혁 요구

 

2016년은 거대한 전환의 시기였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밝힌 연인원 천백만의 촛불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에 이르게 하는 등 국민주권,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분출하는 상징이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경험한 이 사건은 가히 촛불 시민혁명이라 불러도 좋을 것입니다.

저는 촛불 시민혁명이 촉발된 원인은 박근혜 정부가 미래가 아닌 과거를 향한 퇴행적 질주를 했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로의 질주는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시점에 공사의 구분을 무너뜨리며 권력과 돈으로 국가시스템을 사유화한 국정논란, 정유라 사건과 같이 교육의 공정성을 무너뜨린 학사농단, 독재시대의 국정교과서를 복원시키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시도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국가와 기업의 관계에서 국가는 약탈적(predatory)’ 국가의 모습으로 나타났으며, 기업은 적극적 유착을 통해 특별한 사익을 편취하는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촛불 시민혁명은 이러한 과거로의 질주미래를 향한 전진으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응대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촛불 시민혁명은 거대한 시대정신의 전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시대정신의 변화를 각자의 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받고 실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산업화-민주화 이후사회를 향한 진통

돌이켜보면 한국사회는 60~70년대 고도산업화의 시대를 거쳐 80년대 민주화 시대를 겪어 왔습니다. 그 시대를 주도한 세력과 정신이 뚜렷하게 존재하였고 그런 점에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각축이 현재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사회는 산업화의 성공적 진행으로 인한 경제적 토대의 변화 위에서 민주화의 성공적 진행으로 인한 정치사회적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산업화-민주화 이후사회를 만들기 위한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그 진통을 더욱 심화시킨 것은 90년대 중후반 이후의 글로벌 신자유주의의 거대한 흐름이며, 그 신자유주의 흐름의 내부화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을 사회경제적 양극화의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산업화-민주화 이후시대를 구시대적 패러다임으로 복원하고자 했던 산업화 세력의 몰락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박근혜 정부가 박정희 산업화 시대의 정신적 유산(경제-안보 신화)에만 의존하면서, 산업화-민주화 '이후' 시대를 구시대적 박정희 패러다임의 복원으로 응전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박정희 패러다임, 박정희의 유산이 그 기반을 박탈당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민주화 세력이 과연 산업화-민주화 이후시대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도전적 질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노무현 정부에서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하는 높은 진정성의 가치를 남겼지만 만성적인 '통치의 위기'의 시기였다는 점을 상기해보자).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촛불 시민혁명으로 탄생한 2017 체제는 87년 체제를 뛰어넘는, 산업화-민주화 이후시대에 부응하는 혁신의 노력을 요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탄핵을 이루어낸 촛불민심은 구시대로의 질주를 역전시켜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미래를 향하는 혁신을 실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은 시민들의 교육개혁 요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사실상 촛불혁명의 주요한 계기가 된, “돈도 실력이다라는 한 마디에 응축된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교육이 떠받치고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민주성-공정성-다원성에 기초한 새로운 국가, 사회, 교육

저는 단적으로 박정희 패러다임을 넘어 산업화-민주화 '이후'의 패러다임과 가치에 기초한 '새로운 국가-새로운 사회-새로운 교육'를 실현하는 것이 현단계 우리 사회의 과제라고 보고 싶습니다. 촛불 시민혁명은 탄핵의 성취 혹은 정치지도자의 교체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가치에 기초하는 새로운 국가-새로운 사회-새로운 교육을 실현할 때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산업화-민주화 '이후'의 가치를 저는 민주성-공정성-다원성에 기초한 공동체성의 회복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민주성, 공정성, 다원성이 존중되고 실현되는 사회, 그러면서도 공동체로 굴러가는 사회를 시민들은 소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민주적 국가, 새로운 공정한 경제와 사회, 사회의 크나큰 분화와 다원화를 존중하는 다양성 존중의 사회와 교육을 만들어야 하고, 그러한 기초 위에서 공동체적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회는 본디 공동체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편법과 반칙, 불공성과 불평등으로 '공동체가 아닌 사회', '만인의 만인에 대한 증오의 사회'로 퇴락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원리에 의해서 작동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 ‘더불어숲 교육

이런 점에서, 우리는 2016년 촛불 시민혁명의 의미를 재해석하면서 과거의 낡은 틀을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교육체제를 구현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상의 의미에서, 민주성-공정성-다원성에 기초한 공동체적 교육을 저는 '더불어숲 교육'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저는 교육의 영역에서 이런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 각자는 각자의 영역에서 이러한 노력을 일상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숲이란 잘 아시는 바대로 신영복 선생의 말씀입니다.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그동안 나 혼자만 높이 솟아 있는 나무, 내가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돋보이는 나무가 되는 것을 강조해왔습니다. 미래교육은 이런 일등주의 교육을 넘어선, ‘더불어숲 교육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숲 교육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도 소중히 여기면서, 함께 숲을 이루는 공동체의 가치도 놓치지 않는 교육입니다. 교육 불평등과 일등주의를 넘어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마음껏 개성을 길러가도록 하면서도, 협동과 협력을 통해 비정상적인 입시 경쟁을 뛰어넘어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집단지성의 역량을 기르는 미래교육을 의미합니다.

더불어숲을 이루는 교육의 의미는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 무엇보다 교육의 불평등과 교육 격차를 뛰어넘어 교육이 희망이 되는 공동체 교육을 의미합니다.

둘째, 현재의 일등주의 교육이 아닌,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중시되는 교육을 의미합니다.

셋째, 비정상적인 입시경쟁을 뛰어넘어 협동과 협력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의미합니다.

넷째, 우리 학생들은 모두 특별한 꽃입니다. ‘더불어 숲을 이루는 교육은 학생 개개인이 갖는 특성을 존중하며 그 특성이 공동체적 유대와 관계 속에서 빛을 발하는 개성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의미합니다.

다섯째,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협력과 협동의 역량, 집단지성을 이루는 역량을 기르는 미래교육을 의미합니다.

저는 더불어숲 교육을 통해 다음과 같은 지향과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미래교육 상상 프로젝트의 시작: 혁신교육을 미래교육으로 확장하여 궁극적으로 혁신미래교육으로 지평을 넓히도록

 

숲은 나무의 미래입니다. 숲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화에 적응하며 자기 지형을 바꾸고 넓혀 갑니다. ‘더불어숲 교육은 미래의 도전에 살아 움직이며 응전하는 혁신미래교육을 상징합니다.

한국 교육의 혁신에 대한 필요성은 국내외에서 수많은 분들이 지적해왔습니다. 이미 고전 교육학의 선구자인 존 듀이는 "오늘의 아이들을 어제처럼 가르치면 아이들의 미래를 빼앗는 것이다."라는 경고를 남긴 바 있습니다.

급기야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의 학생들은 학교와 학원에서 하루에 15시간 이상을 미래에는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낭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격변의 시대, 인공지능의 도래라고 하는 대전환의 시대에, 우리는 모두 한국교육의 대혁신과 전환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저도 그 시대적 책무에 우리 시대의 한 사람으로서, 서울교육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고민하고 전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교육체제에 대한 시대적 요구는 서울교육청이 천명한 미래교육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서울미래교육은 지성·감성·인성의 균형 있는 발전을 촉진하고 미래사회에 필요한 창의적 사고력 및 소통과 협력의 리더십 함양을 추구해 왔습니다. 낡은 세계와의 결별과 다가올 미래와의 만남이 동시대적인 과제인 시점에서, 우리 서울교육은 이러한 미래교육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현재의 맹목적인 입시경쟁교육의 폐해는 서울교육이 미래로 나아가는 길목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로봇협력교사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인공지능 시대에 암기식 지식교육에 매달리는 것은 수명이 다한 썩은 동아줄을 부여잡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교육은 자라나는 아이들이 마주하게 될 새로운 세상, 새로운 미래의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14년부터 혁신미래교육을 복원하고 기반을 형성하고자 했으며, 그것을 계승하는 동시에 2016년에는 제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미래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 미래학교와 미래교육에 대한 상상과 토론

혁신교육을 혁신미래교육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미래학교와 미래교육의 모습에 대한 새로운 상상과 이 상상을 확장하는 토론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한 사람의 천재적 사고에 의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서울교육가족 모두의 집단지성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서울시교육청은, 미래교육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미래교육준비협의체를 구성해,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학교체제의 변화, 새로운 교육방법의 구상 등 다양한 각도에서 서울미래교육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자 탐구하고 토론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서울교육가족들과 더불어 학교와 마을에서 함께 진행하는 서울미래교육 상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서울미래교육 상상 프로젝트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서울학생의 미래역량을 키우기 위하여, 교육청 뿐 아니라 모든 학교가 함께 상상하고 토론하고 연구하며 만들어가는 활동입니다. 뜻있는 교사, 학부모, 학생, 마을과 지역의 다양한 전문가들, 교육계 밖의 다양한 분야의 시민들과 교육의 변화를 위한 대화와 토론을 시작합시다. 새해에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교육공동체가 힘을 합쳐, ‘미래교육 대 토론회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역량을 갖춘 창의적, 협력적, 능동적 인간을 길러내기 위한 서울미래교육을 함께 상상하고 구체화해 가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핵심적으로는 교육의 실제적 전과정, 학교의 미래지향적 운영에 대한 것이 되겠지만, 촛불 시민혁명 이후의 시대정신의 전환을 고려한다면, 미래학교와 미래교육에 대한 토론은 민주성, 공정성, 다원성을 보장하기 위한 교유계의 노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도 포함할 것입니다. 정유라 사건에 대한 우리들의 성찰적 토론도 필요합니다. 최순실에 의한 외압적학사농단이 이루어졌지만, 우리의 학교가 학사의 공정성과 엄격성을 왜 지키지 못했는가에 대한 성찰적 토론도 필요할 것입니다. 불평등 사회에서 최후의 보루로서의 교육의 공정성과 공평성을 증진하기 위한 국가적 수준·교육청 수준·학교 수준의 노력이 무엇이어야 하며 그것은 어떻게 공조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토론도 필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실 내에서 혹시라도 부모의 불평등의 여파가 조금이라도 작동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들의 섬세한 노력이 무엇인가에 대한 토론도 포함될 수 있을 것입니다.

 

2017년은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원년: 혁신정책의 현장 안착을 넘어, 현장 공감과 아래로부터 자율적 혁신의 시대로

 

숲은, 다양한 풀과 덤불과 나무가 저마다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공존하며 숲의 전체 모습을 만들어갑니다. ‘더불어숲 교육은 자율과 분권의 학교자율운영체제를 상징합니다.

산업화-민주화 이후시대에 부응하는 미래지향적 개혁은 박근혜 정부가 어느 지점에서 국민들의 분노와 저항을 촉발했는지 성찰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촛불시민은 새로운 사회체제 개편을 위해 대통령이나 중앙정부로의 권력집중 대신 분권과 자율의 확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정희 패러다임이 갖는 다양한 얼굴 중 핵심적인 것은 권위주의적 지도자가 막강한 권력을 집중해 가지고 일사분란하게 하향식으로 지시적 행정을 하는 것일 것입니다. 이에 대응하는 앞서 말한 민주성의 핵심을 저는 분권과 자율을 증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촛불 시민혁명 이후의 변화된 시대정신을 이어받는 혁신은 분권과 자율의 원리를 어떻게 교육 영역까지 확장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본청과 교육지원청의 행정 중심적 사고를 벗어던지고, 과감하게 학교와 교사에게 권한을 이양하고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여, 교육의 기본단위인 학교로부터 새로운 역동성을 만드는 일에 노력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이자, 서울미래교육 기반 구축에 필요한 또 하나의 큰 축을 학교자율운영체제의 구축으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교육청 주도의 획일적 정책 추진으로는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시대에,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교 혁신을 이끌어내기 어렵습니다. 학교가 스스로 토론하고 학습하며 실현하는 혁신, 이것이 바로 미래교육의 시작일 것입니다.

이에 2017년 우리 교육청은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 및 시민 등 교육공동체가 교육의 주체가 되어 함께 만들어가는 서울미래교육의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학교자율운영체제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고자 합니다.

학교자율운영체제란 학교가 희망하고 교육공동체가 기대하는 교육수요 및 학교현안을 학교 교육공동체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학교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학교 운영체제입니다.

학교자율운영체제의 구축을 지원하기 위하여 교육청의 권한을 점진적으로 학교에 위임함으로써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자율운영체제는 교육청 주도의 혁신이 아니라, 학교 단위의 자율혁신으로 혁신을 심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학교 자율운영체제는 궁극적으로 교육과정의 편성 및 평가의 자율성을 학교가 더욱 많이 갖는 것으로 나타나야 하므로 교육청의 권한을 최대한 학교와 교사로 분산하려고 하는 노력을 지속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교육과정의 권한은 현재 교육부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교육과정의 틀 내에서 규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교육부가 지능정보사회에 대응한 중장기 교육정책의 방향으로 교육과정 및 학사제도의 유연성, 단위학교 및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권한 확대, 교사 재량의 평가의 확대”(201612)를 천명하고 있고, 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직업계열 고등학교의 교과 편성과 운영에 있어 학교장의 재량권(20171)”을 확대하고 있는 바, 이런 정책변화를 적극 선도하면서 학교 및 교사의 자율성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게 될 것입니다.

 

* 학교를 향한 분권과 학교의 자율 확대

분권과 자율은 진정으로 학교의 역동성을 살려내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기존의 사회경제적 질서와 대학질서에 순응하여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의 역동성'만이 존재하였습니다. 그 역동성에 참여할 수 없는 학생들은 교실에서 잠자는 학생혹은 투명인간으로 존재해야만 했습니다. 학교는 이제 대입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고 선언해야 합니다.

학교마다 새로운 역동성, 배움의 역동성, 학생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잠재력을 계발할 수 있는 학습의 역동성을 살려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정에서부터 생활지도, 재정 운영 등 다양한 측면에 이르기까지 학교가 권한과 자율성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분권과 자율은 학교와 교사에 권한을 돌려주고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으로만 종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궁극적으로는 다원성과 다양성의 가치를 교육과정에서 실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일등주의 교육을 넘어 오직 한사람(only one)교육을 강조해왔습니다.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잠재력--그 잠재력을 서열화하지 말고--을 다양한 형태로 꽃피우도록 하는 교육입니다. 그를 위해서는 다원성 교육, 다양성 교육이 필요합니다. 하나의 획일적 척도에 의한 교육과정만이 존재하고 그 틀에 맞지 않는 학생은 '엎드려 자' 교육과정은 이제 산업화-민주화 '이후'시대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교 수준에서 오딧세이학교도 존재하도록 하는 것이고, '개방형-연합형 캠퍼스형 교육과정'도 추진하는 것입니다. 이런 속에서 궁극적으로 다양한 잠재력과 다양한 배움의 속도를 갖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사회와 교육수요의 다원화에 부응하는 교육의 다양성과 다원성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2017년부터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에 권한을 되돌려주고 학교의 자율성을 살려내는 다양한 노력을 대대적으로 실천하고자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7년부터 공모사업 학교선택제의 전면 시행을 필두로, 학교의 재정적-행정적 자율성을 되살리는 노력으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 공모사업 학교선택제의 전면적 시행

학교자율운영체제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마련한 대표적인 정책의 하나로 공모사업 학교선택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추진하였던 공모사업 학교선택제는 학교 현장에서의 반향이 매우 컸습니다. 비록 시행 첫해라 선택할 수 있는 공모사업과 학교당 지원되는 예산이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학교 자치 시대를 열어주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저 조희연 교육감이 진정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칭찬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교육부에서도 이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발 이 혁신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기대해보겠습니다.

지난해에는 해당 사업이 11개 사업(필수 3, 선택 8)에 불과하였으나, 올해에는 총 31개 사업(필수 3, 선택 28)으로 대폭 확대하여 학교자율운영체제 구축에 큰 동력을 확보하도록 하겠습니다.

 

* 학교업무정상화 노력의 지속

나아가 학교 자율성의 확대를 위하여, 지난 2년 동안 노력해온 것들을 지속하고자 합니다. 학교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한 핵심 주체는 누가 뭐래도 교사 여러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해에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본청 및 지원청의 공문 및 정책사업을 축소하는 등 위로부터의 학교동원형 행정을 혁파하고, 학교업무를 교육활동 중심으로 재구조화하기 위한 학교업무정상화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민주적 절차를 통한 학교업무 다이어트로 업무의 총량을 감축하고 교육지원팀 및 학년부 체제의 실질적 운영 등 교육활동 중심으로 학교업무 부서체제가 개편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모니터링,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정책 지원의 현장성을 더하겠습니다. 교육지원팀 소속 교사 지원방안으로 학교교육력제고 항목에 학교업무정상화 영역을 추가하고, 2018년부터 교육전문직 선발 전형에 교육지원팀 활성화 기여도를 반영하며, 교육력제고 가산점, 교육활동지원팀 교사들의 과도한 업무에 대한 강사료 지급 등의 보완 조치를 새롭게 도입할 것입니다.

고의 각 급별 사정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서도,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업무정상화의 큰 방향은 강력하게 지속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교원 스스로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수업혁신을 위한 단위학교별 교원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여 연구와 토론이 있는 교직문화를 조성하겠습니다.

나아가 그동안 진행해 왔던 학교 자체평가제도의 안착을 포함하여 학교의 자율성을 복원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가능한 모든 영역에서 교육 행정의 형식주의를 탈피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학교의 비리와 문제점에 대해서는 최대한 엄정한 감사를 이어가겠습니다만, 선의의 실수나 형식적 요건의 불비 등에 대해서는 최대한 학교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방향에서 감사가 진행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행정혁신 시범교육청 운영

올해 학교자율운영체제 지원을 위해 새롭게 계획하고 있는 것이 바로 행정혁신 시범교육청의 운영입니다. 이는 학교의 자율운영체제를 최대한 지원하면서 학교의 자발성과 역동성, 적극성이 살아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서울에 11개의 교육지원청이 있다는 것은 잘 아실 겁니다. 명칭 그대로 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역할을 하는 어울림 교육청의 방향으로 노력해왔고 일정한 성과도 있었습니다만, 아직까지도 학교현장에 필요한 지원 및 서비스 기능을 학교 구성원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으로까지 수행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교육지원청이 진정으로 학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여, 올 상반기부터 2개 교육지원청을 혁신교육지원청으로 운영할 계획임을 말씀드립니다. 이를 통해 정말 ··교육행정이 이루어지는 것을 소망해봅니다. ‘··은 학교가 하는 것보다 지원하고 봉사하는 교육행정 혁신으로 교육자치를 구현하고 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업무 시스템을 학생중심학교중심으로 개선하는 일과, 교육지원청의 새로운 역할 모형을 찾기 위한 행정혁신 시범교육청운영은 원··풀 교육행정의 출발점입니다.

 

* 학생자치 활성화 정책과 민주시민교육정책의 한단계 업그레이드

숲의 생명력은 어린 새싹과 새로 커가는 나무들이 보장합니다. 숲 과학자들은 어린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기준으로 숲이 살아있는지 죽어가는지를 판단합니다. 학생자치 활성화는 더불어숲 교육의 매우 핵심적인 영역이며,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중요한 한 부분입니다.

촛불 시민혁명을 계기로 한 시대정신의 변화를 교육영역에서 받아안고자 하는 노력은 학생들을 교복입은 시민혹은 학생시민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존의 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촛불 시민혁명은 새로운 ‘2016년 세대를 탄생시켰습니다. 2016년 세대는 정치적 격변의 새로운 경험을 한 세대입니다. 2016년 세대는 자신들의 주체적 참여를 통해 세상이 변화하는 것을 경험해본 세대입니다. 이것은 모든 학생들은 아니지만 학생들의 평균적인 주체성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미 이러한 변화는 모 여중 사건처럼 학생들 스스로 기존에 관행으로 존재하던 학교 내의 성희롱을 공론화하는 식으로도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2016년 세대의 변화에 상응하도록, 우리 교육청은 민주시민교육정책의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지향은 아래와 같은 구체적인 노력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먼저 학교운영위원회에 현재 학생관련 사안이 논의되는 경우 조례상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 있으나, 실제로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시행되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학생의 참여권이 보장되도록 정책적으로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학생자치의 활성화를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생회가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과 실제적인 문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2017년에는 학생자율예산 운영의 첫삽을 뜨기 위해서, 학생회 운영비를 모든 초등학교에 50만원씩, 모든 중고등학교에 100만원씩 지원하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학생회 모두에 200만원씩의 학생참여예산을 부여하여 자율적으로 사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2016년에는 일부 학교에 공모사업으로 200만원의 예산을 지급하였음. 2017년 예산은 143천만원). 나아가 학생참여위원회에 학생 의회(議會)기능을 부여하여 학생참여예산 등의 심의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회 학급회 개최, 학교 내에서의 학생의견 수렴체제 확보, 학교장 간담회 정례회 등의 정책이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시행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교육과정의 차원에서 학생들이 주요한 사회현안을 중심으로 계기토론수업이 활성화되어야만, 변화하는 국내적·국제적 사회현실을 소재로 하여 지적 성장을 이루는 교육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는 교과서를 외우는 단순한 암기식 지식교육의 폐단을 벗어나는 중요한 계기로도 작용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다양한 글로벌 이슈들, 국내적인 이슈들을 대상으로 하여 서울형 토론모형을 적용한 계기토론수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 학부모회 지원사업

학교자율운영체제의 실현에는 새롭게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지원정책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회 조례>의 제정을 통해 201611일부터, 학부모를 학교 거버넌스의 중요한 주체로 인정하고 이를 지원하는 중요한 출발을 했습니다.

2017년에는 학부모회가 적극적으로 활성화되고 민주적 학교운영에 협력적 파트너가 되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학부모회 운영비를 모든 학교에 100만원씩 일괄적으로 지급할 예정입니다. 200만원을 지원하는 학부모회 학교참여 공모사업의 대상 학교를 300개교로 확대하여 학부모의 자율사업들이 폭넓게 전개되도록 하며, 학부모회 설치를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학부모회실의 확대를 위하여, 180개 학교에 학부모실 설치비로 5백만원을 지원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작은 실천이 쌓여 학교자율운영체제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교육청에서의 소통적 문화, 토론적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관료제의 틀 내에서 사실 의사결정은 하향식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최종결정권은 불가피하게 집중되지만, 그 과정에서는 전 직원의 충분한 토론과 논쟁이 필요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여건과 문화가 조성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교육청과 교육지원청 수준에서 수평적 소통 및 토론문화 역시 학교자율운영체제를 위한 전제조건일 것입니다. 이에 대한 저희들의 노력도 배가하고자 합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교육개혁 의제 :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교육 적폐를 해소하자

 

숲은 자율적으로 운동하며 자기 정화작용을 합니다. ‘더불어숲 교육은 교육 불평등을 바로잡는 정의롭고 따뜻한 교육을 상징합니다.

촛불 시민혁명의 사회개혁 요구에는 사회적 불평등과 격차 해소라고 하는 큰 시대정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대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실현되어야 할 곳이 바로 교육 분야입니다.

산업화 초기만 하더라도, 교육은 희망의 사다리였으며, 가난하든 잘 살든 열심히 공부하며 교육을 통해서 모두 우리 사회의 인재가 되고 엘리트가 되고 부자가 되고 상층이 되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산업화의 성공은 위대한 지도자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수많은 민초들이 교육이라는 희망에 기대어 근면성과 희생정신으로 자녀들의 교육에 매진한 덕이 컸습니다. 그런데 민주화 시대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시대를 거치면서 교육은 희망이라기보다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전락해 되레 사회 불평등의 구조화에 기여하게 되었고, 많은 복지정책과 불평등 대책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불평등과 교육 불평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앞서 공정성의 가치를 이야기했습니다마는, 공정성은 과정의 공정성을 실현하는 것과 동시에 결과의 공평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촛불 시민혁명을 촉발시킨 교육농단의 실상을 지켜보며, 시민들은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어야 할 교육이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사회시스템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개했습니다. 촛불 시민혁명의 중요한 촉매제 구실을 한 정유라 사건에서 시민들은 돈도 실력이다라는 말에 응축되어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직시했습니다. 그것은 가장 공정해야 할 교육마저,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되레 확대 재생산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뼈아픈 현실이었습니다.

산업화 초기만 해도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통용되던 사회였지만 이제 더 이상 우리는 그런 희망을 말하지 않습니다. ‘할아버지의 재력부모의 학력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하는 사회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적폐 해소를 논하는 현 시국에서 우리는 돌아보게 됩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교육은 진정 불가능한지, 그런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 적폐를 일소해야 하는지 말입니다. 이에 대해 많은 분들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또는 계급계층에 따라 교육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사실을 우려하고 계십니다. 혹은 출발선은 다르더라도 그 과정만큼은 공정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저는 시민들의 이러한 바람을 조금이나마 실현하기 위해, 학교가 교육 불평등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기제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입니다.

교육소외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복지 사업은 마땅히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정의로운 차등을 실현하겠습니다.

저는 취임 초기부터 태어나는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는 말을 통해 교육 불평등의 해소를 강조해 왔고, 실제로 이를 위한 정책적 노력도 꾸준히 기울여왔습니다. 학교평등예산제를 도입하고, 서울국제고의 사회통합전형을 단계적으로 50%까지 확대하였으며, 생활장학금 지원을 위해 12개 자치구 및 환경재단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 등은 그 단적인 예라 할 것입니다. 2017학년도에도 학교평등예산제를 더욱 확대하여 운영할 예정이며, 지난 해까지 고등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였던 교사와 학생의 따뜻한 손잡기, 희망교실프로그램을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확대하여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저의 노력은 시민들이 함께 해주시지 않는다면 허황된 말잔치에 그칠 수도 있습니다. 교육 불평등의 근본적인 해소는 서울교육의 범위를 넘어서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법제도를 고쳐야 실현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와 성원이 절실합니다.

 

* 학력·학벌 차별 금지법이 제정되어야

시민 여러분께서 함께 해 주신다면, 저는 우선 새해에는 학벌과 학력으로 인해 불평등한 대접을 받는 대신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특성과 노력이 존중받는 사회, 직업의 귀천이 없는 사회로 전환되는 기반을 다지기 위해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노력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가칭 <학력학벌 차별 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사회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교육을 책임지면서 우리 아이들이 학벌체제 속에서 신음하는 모습을 보며, 출신 학교 졸업장에 따라 삶의 질이 현격히 차이가 나는 사회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교육 불평등의 근본적인 해결은 요원하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느껴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의 수직 서열화된 교육을 수평적 다양성을 실현하는 교육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초중등 교육을 무한 입시경쟁으로 치닫게 하는 고교체제 및 대학체제, 그리고 입시제도에 대한 근원적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자사고, 외고 등 몇몇 학교에만 학생 선발권과 교육과정의 자율권을 부여하는 고교체제는 일반고 중심 체제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또 이른바 ‘SKY’라 불리는 학벌의 정점에 있는 몇몇 명문대를 진학하기 위해 엄청난 교육 자원과 역량을 소모적으로 쏟아 붓는 이 현실은 반드시 타개해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 사회경제적 배경과 출신고교에 따른 대입격차, 출신대학에 따른 사회적 차별을 해소하고자 하는, 촛불 시민혁명 이후의 교육평등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 경쟁이 일어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초중등교육의 비정상화, 교육 불평등 심화를 낳는 고교 및 대학 학벌체제 개혁에 대해 시민 여러분과 함께 토론하는 계기를 만들고, 모든 시민의 힘을 모아 법제도적 개선을 이루어나가고자 합니다.

 

* 공적 책무성과 청렴에 대한 새로운 노력

다음으로, 촛불 시민혁명이 탄핵을 요구한 것은 단순히 헌정 질서를 문란하게 한 대통령만이 아니라, 그런 대통령을 통해 사적 이익을 취하고, 공적 권력과 공적 재정을 악용하는 이들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고자 합니다. 이는 사적 이해를 위해 공사의 경계를 무력화하고 무너뜨려 마음대로 넘나드는, ‘공공성에 대한 농단을 의미합니다.

공직자에게 이런 공공성에 대한 농단을 근절하고 극복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바로 20169월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정신일 것입니다. <김영란법>이라고 하는 엄격한 공사구분법, 사적 이해를 위해 공적 기구와 권력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금지법이 시행되는 바로 그 시점에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 학사농단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입니다. 이런 시대정신을 성찰적으로 이해하면서 우리가 속한 교육영역에서부터 국민이 요구하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사실 이 점은 우리 사회의 문화적 전환을 내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거에 바꾸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김영란법>의 시행에 즈음해 이 법의 안착을 선도하는 교육기관이 되자는 정신으로 임해왔습니다. 미래세대가 교육받는 학교는 단지 가르침의 현장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윤리와 행위, 규범을 미리 체험하는 현장이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학교가 투명성, 공정성, 공적 책무성이 지배하는 현장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지난해에 이어 새로운 청렴교육문화를 조성하는 노력을 지속하겠습니다. 지난 해 서울시교육청은 서울교육의 청렴도 향상을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운동부, 학교급식 등 취약분야에의 청렴문화 확산 노력, 비리로 얼룩진 어느 학교법인 임원 10명 전원에 대한 임원취임승인취소처분 등이 그 대표적인 노력의 예입니다.

다만, 정유라의 청담고 특혜 문제 등으로 인하여, 저희의 기대와는 달리, 지난해에도 국가권익위원회 청렴도 조사에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의 민낯이기도 합니다. 너무나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비리 연루자 무관용 원칙과 맞춤형 청렴종합대책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하여 이러한 오명을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공립유치원 확대, 사립유치원 지원 확대, 공영형 유치원 모델 시도

나아가, 새해에는 공립유치원 확대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합니다. 2017년에는 9개의 유치원(34개 학급)을 신설합니다. 지금까지 2014년 하반기에 7개원(단설 1), 2015년에 9(단설 3), 2016년에 5(단설 1)를 만들어왔습니다. 2018년에 현재 18(단설 2)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취임 이후 저의 임기 동안에 공립유치원을 48(단설 7. 191학급)를 증설하는 셈이 됩니다. 학급은 46개원에서 59학급이 증설되었습니다.

공립유치원 확대는 유아를 둔 모든 학부모님의 한결같은 바람입니다. 공립유치원에 선발되면 로또를 맞았다고 할 정도로 기뻐하는 현실은 우리가 시급히 공립유치원을 확대해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이와 함께,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합니다. 담임수당을 월 2만원씩 인상하는 등 교원처우 개선비와 담임수당 지원, 교재교구비 및 단기대체 강사비 등으로 327억원이 책정되어 있습니다(누리과정 지원금을 포함한 사립유치원 총 지원금 2597억원(93.9%), 공립 유치원 지원금 157억원(5.7%). 특별히 2017년에는 담임수당 2만원 인상 분 11억원, ‘20명에서 16명으로방과후과정반 담임교사 지원기준 개선비 3.4억원, 안전교육 지원금 각 유치원 당 50만원 3.4, 17.8억이 증액되어 있습니다.

또한, ‘공영형 유치원모델의 창출도 사립유치원 운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역할을 되돌아보면, 일등 기업과 일등 인재의 성장을 위해서 공적 재정지원을 제공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뿐, 그런 공적 재정지원의 혜택을 받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공적 책무성과 투명성, 공동체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간과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추어 공적 재정지원을 받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공적 책무성과 투명성,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실현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을 저는 공영형 유치원과 같은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하고자 합니다.

공영형 모델은 운영의 공공성을 보장하기로 약속한 사립유치원에 대하여, 학부모 부담금 상당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운영비와 시설비 등도 사립학교 재정결함보조금 수준으로 지원을 함으로써 사립유치원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입니다. ‘공영형 유치원은 사립의 정신을 살리면서, 공립유치원에 준하는 지원을 받는 대신, 운영의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익적인 개방이사를 50% 이상 배치할 것입니다. 올해는 이런 공영형 유치원의 모델로 2곳을 시범 운영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15억원의 예산을 확보하였습니다.

공영형 사립유치원을 만드는 것과 함께, 현재 많은 사립유치원도 원아모집에 애로를 겪고 있으므로, 현재와 같은 단설-병설 유치원을 만드는 것 외에, 원하는 사립유치원의 경우에는 협의를 통하여 사립유치원의 매입을 통해서 국공립유치원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모색하고자 합니다. 이는 공립유치원 확대와 지역에 따라 사립유치원과 원아수 모집을 둘러싸고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자 하는 방안일 것입니다. 공영형 사립유치원 모델은 바로 시행에 들어가게 되고, 매입형 모델도 구체적으로 그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

 

* 비리사학에 대한 엄정한 대처의 지속

또한 불공정한 교육적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일부 비리사학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사학의 공공성을 위한 노력을 2017년에도 지속하겠습니다. 현재의 사립학교는 공립학교 수준으로 국고가 지원되고 있으며 공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국가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재를 털어 교육을 통해 사회공헌을 하고자 한 설립 이념을 올곧게 실현하는 사학도 많이 있습니다. 2016년에는 사학기관 운영평가제도를 새롭게 실시하였고, 모범적인 사학에 대해서는 격려와 표창을 한 바 있습니다. 2017년에도 이를 지속하고, 이에 기초해 올바른 사학에 대해서는 사학기관 운영평가를 통해 자긍심을 높여 사학의 공공성이 확대되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급식비리, 인사비리, 감사 처분 불이행 등 일부 부패한 사학에 대해서는 보다 엄정한 감사와 단호한 대처, 그리고 비리방지 대책을 지속적으로 취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이 건강한 사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의 개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현재의 법령으로는 사학재단이 관할청의 정당한 감사처분 사항과 시정명령 등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뚜렷한 제재 방안이 없어 실효성 있는 지도감독이 이루어지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입니다. 사학에 대한 관할청의 실효성 있는 지도감독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감독청의 징계 재심요구를 통한 징계 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임원취임 승인취소 요건을 확대해 법인의 책무성을 강화하도록 하며, 감사 처분을 이행하지 않는 학교에 대한 처분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과 함께 힘을 모아 법적제도적 개선을 도모하도록 하겠습니다.

 

협력종합예술, 협력적 인성을 기르는 더불어숲의 교육

 

사랑하고 존경하는 서울교육가족 여러분, 그리고 서울시민 여러분!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혁신미래교육을 더불어숲을 이루는 교육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그 상징적인 정책의 하나인 협력종합예술의 경우, 2017년에는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어 거보(巨步)를 내디디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소개했다시피, 이는 중학교 3년 중 최소 1학기 이상 교육과정 안에서 뮤지컬, 연극, 영화 등의 종합예술활동에 학급의 모든 학생들이 역할을 분담하여 참여하고 발표하는 학생중심의 예술체험교육을 말합니다. 이것은 인공지능시대에 대응하는 미래역량 중 문화예술적 감성, 미적 감수성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입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이 프로그램이 협력적 인성을 만들어내는 더불어숲 교육의 매우 중요한 상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협력종합예술을 통해, 협력적 인성을 기르고, 각자가 뚜렷한 개성을 갖는 나무이면서 함께 숲을 이루는 기회를 가져보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협력종합예술 속에서 우리의 학생들은 모두 한 그루의 나무와 같이 시나리오 작성, 배우, 조명, 기획 등 자기만의 독특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런데 그 역할들이 모여서 더불어숲처럼 뮤지컬, 연극, 영화 등의 종합예술로 완성됩니다.

20151219<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되고 전국의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의무화된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일반적인 의미의 인성을 뛰어넘어 이 시대에 필요한 인성을 협력적 인성이라고 보고 이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습니다. 협력종합예술은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협력적 인성을 기르는 중요한 교육프로그램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2017년에는 협력종합예술활동 운영학교 지원으로 40750만원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나아가 22개 구청이 참여하는 서울형 혁신교육지구사업의 필수사업으로 협력종합예술을 지원하는 다양한 지역사회활동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협력종합예술의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017년에는 시범학교를 중심으로 초등학교 고학년들도 협력종합예술활동을 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7년 중학교 협력종합예술 프로그램의 성과를 바탕으로, 초등 고학년에 이를 확대하는 것도 적극 검토할 예정입니다.

 

교육개혁의 4의 길’: 동아시아형 선진모델이 되기 위하여, ‘적후류광의 자세로

 

이제, 새로운 격동의 길목인 2017년 새해를 맞으며 저는 작은 실천이 쌓여 광대한 물줄기를 이룬다.”는 뜻의 적후류광(積厚流光)”이라는 성어를 새해 정유년의 화두로 삼으려 합니다. 이는 사회와 교육의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염원과 열정을 모아 2017년을 서울미래교육의 새희망을 열어가는 교육혁신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교육혁신은 어느 날 갑자기 단절적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노력이 쌓여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혁신은 봄꽃이 피어나듯, 바람이 불 듯, 소리 없이 낱알이 여물어가듯 홀연히 찾아오도록 해야 합니다. 2017년에는 서울교육이 서울미래교육의 새희망을 열기 위하여 우리 교육의 광대한 물줄기가 되도록 변화와 혁신, 미래교육을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일에 꾸준히 매진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서울교육가족 여러분, 그리고 서울시민 여러분!

앤디 그레이브스와 데니스 셜리가 지은 학교 교육, 4의 길은 교육개혁에서 4의 길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60~70년대 국가의 지원을 받은 전문가 주도의 교육개혁, 특히 사회민주주의적이거나 사회주의적인 개혁의 길을 제1의 길, 신자유주의적인 시장중심의 개혁을 제2의 길, 90년대 이후 평등과 효율을 조화시킨다는 명분 아래 진행된 정치적 제3의 길에 조응하는 교육의 제3의 길을 거론합니다. 3의 길은 교육을 통한 역량구축과 강화를 중시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저자들은 자기주도적인 성장과 발전으로서의 역량 발전과 핀란드식 협동교육, 지역사회의 주체적 목표개발 등을 강조하는 새로운 4의 길을 강조했습니다.

4의 길은 싱가포르, 캐나다 앨버타주와 온타리오주, 핀란드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개혁을 그 예로 들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아래로부터의(bottom-up) 교육혁신운동과 위로부터의(top-down) 교육혁신 정책과 행정이야말로, ‘동아시아형 교육혁신의 제4의 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동아시아형 교육혁신의 제4의 길을 개척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적후류광의 심정으로 혁신교육의 노력을 쉼 없이 꾸준히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위대한 촛불시민들이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도 한국교육의 대개혁입니다. 점수로 환산할 수 없는 삶에 대한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교육, 불공정과 불평등을 부르는 차별과 관행이 없는 교육, 과거와의 결별과 동시에 새로운 미래의 교육체제의 탄생을 바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을 실현하는 길에 바로 우리 서울교육가족이 함께 해 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17년 정유년, 지난 시기 어두움을 떨치고 새 희망을 여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서울교육이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14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