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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16. 12. 22. 샘터찬물 편지 - 82016-12-22 11: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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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22. 샘터찬물 편지 – 8 

 

 

개혁 주체의 물적 토대

 

"16세기 초에 일어났던 개혁 방식의 전환에서도 가장 역점을 둔 것이 사상의 미성숙을 반성하고 새로운 진지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사상 투쟁은 모든 개혁의 시작이고 끝입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것을 실천적으로 담보해 낼 수 있는 주체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조선조 건국 때도 그랬고, 개혁 사림이 복귀할 때도 그랬습니다. 개혁 주체의 물적 토대가 있었습니다. 

조선 시대에 그나마 선비 정신이라는 지식인의 전통이 견지될 수 있었던 것은 중소 지주이긴 하지만 지주라는 물적 토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오늘날에도 다름이 없습니다. 독립된 개혁의 물적 토대를 만들어 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당면 과제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사회적 공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나는 것이 공자입니다. 

"군자도 궁할 때가 있습니까?"라는 자로의 질문에 "군자는 원래 궁한 법이라네"라는 공자의 답변입니다. 

궁하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입니다. 

독립된 공간과 집단적 지성 그리고 그러한 소통 구조를 사회화하는 일이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담론》중에서 -

 

 

 얼마 전 제가 사는 동네 어귀에도 오래된 슈퍼 '빙그레 공판장' 자리에 대기업 편의점 간판이 환하게 조명을 밝혔습니다. 

'경제민주화'라는 말은 더욱 공고히 된 정경유착의 반어적 광고에 불과함을 목도합니다.

개혁 주체들의 절박한 현실이 찬 겨울바람에도 더욱더 전국 곳곳에서 촛불을 들게 합니다. 

가난해도 의로운 자부심의 독립된 개인들이, 건강한 연대로 깨어있는 양심을 모아 집단지성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선생님께선 묵자의 곡돌사신(曲堗徙薪)- 굴뚝을 돌려놓고 장작을 옮겨 놓아 불이 나지 않도록 예비하고 불이 옮겨붙지 않도록 미리 단속하는 사람, 그들을 몰라보는 세태를 아쉬워하셨습니다. 

전쟁으로 공을 세운 사람은 알아주지만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알아주지 않는다는 말씀도 하셨지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민의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보다 나은 공동체를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 계심을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