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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17. 09. 01. 샘터찬물 편지 - 442017-09-01 08: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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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토 위에서 쓰는 글

 

다시 출발점에서 첫발을 딛고 일어선다.

시야에는 잎이 진 나목 위로 겨울 하늘이 차다.

머지않아 초설에 묻힐 낙엽이 흩어지고 있는 동토에, 나는 고달픈 그러나 새로운 또 하나의 나를 세운다

진펄에 머리 박은 니어의 삶이라도 그것이 종장이 아닌 한 아직은 인동한매의 생리로 살아가야 할 여러 가지의 이유가 있다.

 

지금부터 걸어서 건너야 할 형극의 벌판 저쪽에는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의 얼굴이 등댓불처럼 명멸한다. 그렇다. 일어서서 걸어야 한다

고달픈 다리를 끌고 석산빙하라도 건너서 "눈물겨운 재회"로 향하는 이 출발점에서 강한 첫발을 딛어야 한다.

_《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1969 11월 선생님께서 무기징역살이를 시작하면서 쓰신 글입니다. 이렇게 20 20일을 살고 바깥으로 나오셨지요.

바깥. 새로운 만남, 모든 혁명이 시작되는 곳. 그곳에서 선생님과의 만남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왔는지...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새로운 또 하나의 나를 세워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