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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샘터찬물 63번째 편지(2018.01.19)/ 떠나는 이의 마음2018-01-19 1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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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살이도 그러하겠지만 더구나 징역살이는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단촐한 차림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이번 전방 때는 버려도 아까울 것 하나 없는 자질구레한 짐들로 하여 상당히

무거운 이삿짐(?)을 날라야 했습니다.

입방 시간에 쫓기며 무거운 짐을 어깨로 메고 걸어가면서 나는 나를 짓누르는 또 한 덩어리의 육중한 생각을

짐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내일은 "머-ㄴ 길"을 떠날 터이니 옷 한벌과 지팡이를 채비해두도록 동자더러

이른 어느 노승이 이튿 날 새벽 지팡이 하나 사립앞에 짚고 풀발선 옷 자락으로 꼿꼿이 선채 숨을 거두 었더라는

그 고결한 임종의 자태가 줄곧 나를 책망 하였습니다.

I believe in simple life. All the simpler in jail, so I could leave it any time with ease.  It embarrassed me to find

myself burdened once more with a heap of petty things, which I would like to do without, on this transfer

to another prison.

On the way to the new prison, as well as the heavy bundle on the shoulders, a weighty thought kept pressing

on my mind. A thought about the Old Master who told the attendant boy to prepare a clean gown and a walking

stick for a long, long jouney tomorrow morning. At dawn the next morning the Master breathed his last, wearing

a crispy gown, slighly leaning on the stick, by the entrance to the hermitage. The sublime posture of his departure

was reproving me all the way.
(tr. by Orun Kim)

<엽서>  중에서

선생님이 우리곁을 떠나시고 두번째 겨울을 맞았습니다.
노승처럼 지팡이 하나 의지해 "머~ㄴ 길" 가셨지만 숲은 한뼘, 한뼘 무성해 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