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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샘터찬물 편지 65번째(2018.02.02)/교(巧)와 고(固)2018-02-02 0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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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글씨에 대한 스스로의 부족감과, 더러는 이 부족감의 표현이겠읍니다만, 글씨에 변화를 주려는 

강한 충동 때문에 붓을 잡기가 두려워집니다. 무리하게 변화를 시도하면 자치 교()로 흘러 아류가 되

기 쉽고 반대로 방만한 반복은 자칫 고()가 되어 답보하기 쉽다고 생각됩니다.

 

 교는 그 속에 인성이 담기지 않은 껍데기이며, 고는 제가 저를 기준 삼는 아집에 불과한 것이고 보면 

允執厥中(윤집궐중)” 역시 그 중()을 잡음이 요체라 하겠읍니다만 서체란 어느덧 그 사람의 성정

이나 사상의 일부를 이루는 것으로 결국은 그 사람과 함께 변화, 발전해 나감이 틀림없음을 알겠습니다.      

 

Usually it is the discontent with my own style, and at times a strong urge to change it, that makes 

me reluctant to take hold of the writing brush. Excessively contrived effort for change may lead to 

misconceived sophistication, while changeless repetition is likely to result in inflexible stagnation.

 

Misconceived sophistication is an empty shell that does not hold my own personality, while inflexible 

stagnation is a closed trap of confining myself. I should find a way of synthesizing the two properly, 

following the ancient teaching "允執厥中". Since a man's writing style is the reflection of the man's 

feelings and thinkings, its changes and developments are supposed to be made in step with the 

changes and developments of the man himself. (tr. by Orun Kim)

 

t.n. "允執厥中" was the central part of Emperor Yao's advice to Emperor Shun on handing over the 

throne. It is generally understood to mean "Concentrate on the important matter, avoiding the extremes."

  

  <엽서> 중에서 

 

 붓글씨를 쓰다 보면 변화에 대한 충동을 절제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사람의 외적인 변화보다 심적인 변화를 

인지하기 힘들 듯 붓글씨도 밖으로 금새 드러나는 글자의 구조적인 변화에 비해 한획, 한획 그 획 자체에 대

한 변화를 인식하기가 힘듭니다.

 

 “無變而萬變:변함이 없음이 오히려 만가지 변화를 만든다.”이란 말이 있듯 자기 절제를 하지 못해 시도하는 

무수한 변화는 오히려 추태(醜態)가 되기도 합니다. 글자의 구조적 변화도 놓칠 수 없지만 더불어 쓰는 이의 

마음의 변화, 내밀히 감춰진 획의 변화(획의 질감,무게,두터움...)도 함께 일궈 나가야겠습니다. 결국 붓글씨를 

통해 無以爲化: 없음으로 변화를 이룸.”로 나가는 우직(愚直)한 심성을 길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