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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샘터찬물 편지 66번째(2018.02.09)/죄수의 이빨2018-02-09 10: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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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비단 이빨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이 곧 우리들의 심신의 일부분을 여기

저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나누어 묻는 과정이란 생각이 듭니다. 무심한 한마디 말에서부터 피땀 

어린 인생의 한 토막에 이르기까지 혹은 친구들의 마음 속에, 혹은 한 뙈기의 전답(田畓) 속에, 혹은 

타락한 도시의 골목에, 혹은 역사의 너른 광장에……, 저마다 묻으며 살아가는 것이라 느껴집니다.

 

돌이켜보면 나의 경우는 나의 많은 부분을 교도소에 묻은 셈이 됩니다. 이것은 흡사 치과의 포르말린 

병 속에 이빨을 담은 것처럼 답답한 것이기도 합니다.

 

Come to think of it, perhaps it is not only the teeth that we shed off through the course of life. 

Life may be just a process of distributing fragments of our minds and bodies to various places 

and various persons.  They can be anything, either just a passing word, or a whole segment of 

our lives. We keep sowing them in our friends' minds, in a small plot of field, in a dirty alley of 

a decadent city, or in the open square of History.

 

As for me, I have left a good part of myself in the prisonhouse. It makes me feel cluttered, 

like a pulled-out tooth put in a formalin bottle. (tr. by Orun Kim)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중에서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글입니다. 생각해보면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나를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무심히 지나온 일들이 그에게 상처로 남은 것을 알고 당황할때도 있고, 지난 날 

역사의 광장에 함께 했음을 술안주로 당당히 내놓을 때도 있고, 꼭 서 있어야할 자리에 서지 못했음을 

술 한잔으로 자책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살아가는 일이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늘 긴장하며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성찰로 자신을 다듬으며 살아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곳에 나의 일부를 그리고 어떤 모습을 벗들의 마음속에 남기며 살아갈지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