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보기
제목샘터찬물 편지 75번째(2018.04.13)/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2018-04-13 09:42:09
작성자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이백(李白)은 호지(胡地)에 꽃나무가 없어서 봄이 와도 봄답지 않다고 하였지만 이곳에서 느끼는
불사춘(不似春)은 봄을 불러 세울 풀 한 포기 서지 못하는 척박한 땅 때문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우리와 우리 이웃들의 헝클어진 생활 속 깊숙이 찾아와서 다듬고 여미고 복돋우는 그런 봄이 아니면
‘4월도 껍데기’일 뿐 진정한 봄은 못되는 것입니다.

"In the wasteland where no grass grows and no flower blooms, there is no way to perceive
the coming of the spring. (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Li Bai(李白, 701-762) complained that the spring is not like a spring in uncivilized realms
because there were no flowertrees to indicate it. My reason for failing to feel the spring here
is a different one.

As long as we do not see a spring that penetrates the troubled lives of our neighbors to support,
comfort and encourage them, what April brings along will be merely an empty shell of a spring.
[tr. by Orun Kim]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에서


식목일을 지나 어느덧 4월도 중순에 접어듭니다. 산과 들에 봄은 왔지만 아직 우리 사회 곳곳에,
특히 가난하고 약한 이들에게는 겨울이 한창입니다. 소득이 낮아 취약 지대에 놓인 사람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취업을 하지 못해 전전긍긍 하는 젊은이들, 성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
이들 모두 따뜻한 봄을 느낄 수 있도록 사회가 보다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이들이 더불어 함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껍데기가 아니라 알찬 4월이 왔으면 좋겠습니다.